-
나름대로 호오가 분명한 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무엇이냐는 물음 앞에서는 자주 망설이게 된다. 여름에는 겨울이 좋고, 겨울에는 여름이 좋고, 있는 줄도 모르게 스쳐지나가버리는 봄과 가을은 항상 그립기 때문이다.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니 지금 내가 통과하고 있는 계절인 여름에 조금 더 마음을 줘 볼까 싶다.
<아무튼, 여름>에서는 여름의 감각이 담긴 스물 두 편의 글을 만나볼 수 있다. 책 계약을 마치고 백화점에서 당당히 샤인머스캣을 사 온 이야기, 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편의점 수입 맥주 만 원에 네 캔, 한고은 레몬 소주 레시피까지. 이른 아침 지하철에서 읽었는데 당장 내려서 맥주를 혹은 레몬즙과 소주를 사들고 강변으로 달려나가야 할 것 같았다. 그러니까 ‘여름? 뭐 그냥 그렇지.’ 하는 나 같은 독자도 편의점으로 달리고 싶게 만드는 생생한 글이었다.
지금 이 계절, 여름을 조금 더 사랑하고 싶다면 여름 애호가의 <아무튼, 여름>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.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속초의 8월 첫날, 첫 주말입니다.
축축한 날씨에 몸도 마음도 처질 법도 한데,
손님들 표정에선 그런 기미를 찾아보기 힘드네요.
이런 날씨에 오히려 더 평온하고 차분한 사람들의 표정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.
'비가 오네. 그럼 숙소에서 책이나 읽을까.’
.
7월엔 과연 어떤 책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살펴보니,
여름과 여행에 꼭 어울리는 책들로 순위가 대폭 변동되었네요.
아래는 7월 한달 간 동아서점 베스트셀러 다섯 권입니다.🌵
.
이상하고자유로운할머니가되고싶어
아무튼여름
적당히가까운사이
여행할땐책
배려의말들:
⠀
📚 오늘의 입고와 재입고
⠀
아무튼언니 아무튼여름
아무튼술 제철소 아무튼시리즈
평일도인생이니까 숲과잠
심심과열심 커피가커피지뭐
사물에게배웁니다 자기만의방
어른이라는뜻밖의일 봄날의책
두명의애인과삽니다 폴리아모리
바다레시피 넌아름다워 노란상상
⠀
⠀
여름철 온라인 스토어 업데이트는 더 느려집니다.
구입을 원하시는 책이 없다면 따로 문의주세요😂
오락가락하는 날씨와 함께 책방은 오늘도 5시까지!
⠀
⠀
남해 아마도책방북 책 2020 문팅책장
.
.
<아무튼, 여름> / 김신회 (2020.07.23)
.
.
P14. 내게도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여름날의 추억이 있다. 여름이 그 추억만큼 나를 키운 것이다. 여름은 담대하고, 뜨겁고, 즉흥적이고, 빠르고, 그러면서도 느긋하고 너그럽게 나를 지켜봐준다. 그래서 좋다. 마냥 아이 같다가도 결국은 어른스러운 계절. 내가 되고 싶은 사람도 여름 같은 사람이다.
-
P36. 어디선가 희미하게 다가오는 여름 향기를 느끼며 편의점 가는 길은 그해 첫 여름 산책이다. 그날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중간에 편의점으로 휘익 방향을 트는 일 역시, 상상만으로도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그해 첫 여름 나들이다. 여름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그 발걸음이 좋아서다. 그 발걸음 끝에 시원한 맥주가 있어서다.
-
P74. 좋아하는 계절을 닮은 사람과 좋아하는 계절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게 좋았다. 그동안 혼자로도 충분했던 여름의 순간들이 한 사람으로 인해 다른 색깔을 덧입는 느낌이었다. 하지만 알고 있었다. 여름이 끝나는 것처럼 이 사랑도 끝이 날 거야. 난 다시 혼자가 되고 싶어 할 거야.
-
P100. 올여름에는 책 한 권 들고 언제든 혼술하러 갈 수 있는 동네 술집을 찾아볼 거다. 가서 나중에는 기억도 안 날 책을 열심히 읽고, 틈틈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일 생각도 하면서 나 자신과 독대 돔 해야겠다. 여름은 그러기 위한 계절이니까. 나른하고 게으를수록 좋은 계절이니까. 그때 곁에 책이라는 안주가 있다면, 그 시간은 더욱 기꺼울 거다.
-
P163. 여전히 나는 구멍 난 여름휴가의 추억을 메꾸면서 산다. 그래서 여름이라는 계절을 이토록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. 나의 수고를 알아주는 시기, 고단함을 위로하는 시기. 여름은 내게 한없이 너그러워지기 좋은 계절이니까.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자주 떠나고 싶다. 가급적 여름에, 여름인 곳으로. 뜨거운 여름 안에서 실컷 널브러지고 맘껏 누리고 싶다. 나에게는 여전히 나에게 받을 여름휴가가 많이 남아 있다.
-
-
제철소 김신회 아무튼여름 아무튼시리즈 에세이 책추천 책소개
.
.
나는 여름을 싫어한다. 그런데, 이 책을 읽고 나도 여름을 그렇게 싫어하는 건 아니구나 싶다. 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복숭아가 있고, 여름휴가가 있고, 한강에서 마시는 캔맥주가 있기 때문이다. 내가 여름만 되면 빼놓지 않고 하는 것들이다. 여름의 맛이 기다려지는 이유다.
-
저자가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를 읽고 있는데, 생각해보면 나도 좋아하는 것들이 꽤 많았다. 공감하면서 읽었고, 내년 여름에는 더운 나라 여행을 꼭 가보고 싶다. 여름의 추억을 맛 볼 수 있는 책이였다.
.
.
북 책 문팅책장 주관적리뷰 김신회 아무튼여름 책추천 에세이추천 아무튼시리즈 문팅추천 문팅리뷰⠀
<아무튼 여름>
⠀
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. 사실 '싫어한다'라고 썼다가 백스페이스를 눌렀다. 애써 두루뭉술히 표현했지만 호불호의 갈림길에서 어느 방향이 나의 길인지는 명확히 알고 있다.
⠀
반대로 '아무튼 여름'은 여름 예찬의 책이다. 끔찍히 생각하는 계절을 끔찍히 애정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다. 그래서 처음에는 부먹파 테이블에 합석한 찍먹러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.
⠀
하지만 재밌었다. 읽는 내내 즐거웠다가 슬펐다가 먹먹했다. 이야기에 온전히 발을 담근 채, 내게는 조금 낯선 여름을 향한 찬사에 귀기울였다.
⠀
나를 무장해제 시킨 이유는 따로 있었다. 책에서 얼핏얼핏 드러나는 취향이었다. 비포 선라이즈, 노리플라이, 교토와 혼술은 내게는 너무도 익숙한 오브제들이다.
⠀
그래서 더 흥미롭다. 비슷한 정서를 쥔 채 살아가지만 누구는 여름 같은 사람이 되고 싶고 다른 누군가는 여름 같은 사람을 껄끄러운 존재의 수식어로 쓴다. (참고: 마마 돈워리에 '여름 같은 사람'이란 꼭지가 존재한다)
⠀
<아무튼 여름>은 이번 여름의 인상 깊은 조각으로 남을 것 같다. 그리고 좋고 싫음이, 어쩌면 종이 한 장 차이임을 알려준 책으로도 기억될 것 같다.
⠀
잘 읽었습니다.
⠀7월, 내가 고른 여름의 책
여름의빌라 여름의겨울 아무튼여름
⛱☀️🍋💙☘️🌻요새 휴가철을 맞아 김포공항이 국내 여행객들로 오랜만에 북적인다는 소식에, 올 여름 휴가 없는 제 마음이 다 설렙니다. 떠나기 직전, 영풍문고 김포공항 점에 들르시면 눈에 띄는 매대를 발견하실 거예요. 여행 떠나는 누군가에게, 휴가를 맞은 나 자신에게 책 한 권 선물하시면 어떨까요! (라디오 클로징 멘트 st로) 올 여름 내내 <아무튼, 여름> 깨알같이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.🌹🙏
지난주에 이름모를 가게에서 산 500원짜리 야자수 클립. 여름책과 찰떡같이 어울린다. 만원을 쓰고도 바쁘단핑계로 읽지 않던 책이 고작 500원 짜리 야자수 클립을 책갈피로 꽂아 두고 나니 술술 읽힌다.🌴📖
아무튼여름
500원의행복
🌴광화문 교보문고의 흐뭇한 풍경 (어제 찍은 거라서 오늘도 있을 거예요)
“낭만적이네요.. 이 조명.. 온도.. 습도..” 이 말이 딱 어울리는 작품.
아무튼여름 김신회 제철소 아무튼시리즈 북스타그램 책⠀
제철소 사장: “작가님은 무슨 계절이 좋아요?”
김신회 작가: “여름이요!”
제철소 사장: “응? 왜요? 덥잖아요?”
⠀
‘흥! 내가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려주지!’ 라고 마음먹은 김신회 작가는 일필휘지로 글을 써서 제철소 사장님에게 들이밀었는데, 이게 재미가 있어 책으로 나왔다더라..
⠀
—
물론 위의 이야기는 내가 지어낸 것이다. 여름의 설렘이 담긴 이 작품은 작가의 텐션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된다. 순간순간 빵 터뜨리는 재미가 장난 아니다. 《아무튼, 택시》의 금정연 작가와 투탑. 생각하지 못했던 독특한 소재로 책이 나오는 아무튼 시리즈의 매력이 돋보이는 편.
⠀
아무튼여름 김신회 제철소 아무튼시리즈 북스타그램 책
⠀'춘추복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에고이스트 청바지 데님 데님팬츠 팬츠 부츠컷 EN3DP360 (0) 2022.09.03 바깥은 여름 (0) 2020.08.07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(0) 2020.07.29 작고 하얀 펭귄 (0) 2020.07.25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(0) 2020.07.21